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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맛 빠기!

 

나는 지금 왜 이렇게 바쁠까?

젊은 시절에 마음이 바쁜 적이 있었다. 조급증이 생긴 것이다. 빨리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도 느꼈다. 나이가 들면 저절로 마음에 여유가 생길 줄 알았다. 그러나 60년을 살아도 마음이 조급해지는 경우가 생긴다. 어떨 땐 정말 조급해진다. 젊은 시절, 나이가 많은 어르신께서 “마음이 바쁘다”는 말씀을 하실 때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그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다. 마음이 바빠질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왜 이렇게 조급한 마음이 드는 것일까? 욕심으로 마음이 바쁜 것일까? 아니면 세상이 원래 바쁜 것일까? 우리는 세상을 볼 때 마음이 보고 싶어 하는 부분만 보고 산다. 우리에게 보이는 세상은 우주 전체가 아니라 우리 눈을 통해서 볼 수 있는 제한된 세상, 바로 생활 터전이다. 생활 터전의 상황에 따라 마음이 결정된다.

사실 우리는 저 멀리 우주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또한 알 필요도 없다. 그저 우리 눈이라는 창을 통해서 보는 세상만 인식하며 살면 된다. 이 세상은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 상태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기쁜 상태로 바라보면 세상은 기쁨으로 가득하고, 슬픈 상태로 바라보면 세상 역시 슬픔으로 가득하게 보인다. 행복한 마음으로 바라보면 행복이 가득하고, 불행한 마음으로 바라보면 고통이 가득하다.

이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자체는 행복한 일, 불행한 일, 좋은 일, 나쁜 일이 따로 없다. 그러나 사람은 자신이 설정한 기준으로 행복한 일과 불행한 일을 나누고, 좋은 일과 나쁜 일을 구분한다. 이렇게 분별하는 것은 세상 자체가 하는 게 아니고 마음이 그렇게 하는 것이다. 가을에 낙엽이 지는 모습을 보고 누군가는 기뻐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슬퍼할 수도 있다. 낙엽 떨어지는 모습은 같은데 자기 마음이 기쁜지 슬픈지에 따라 세상이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젊은 시절 연애할 때는 낙엽 지는 모습이 낭만적이었는데, 아버지께서 마지막 병원에 누워계실 때는 낙엽 지는 모습만 보아도 가슴이 먹먹하고, 생로병사의 거스를 수 없는 흐름에 인간으로서 슬픔과 무력감을 느꼈다. 이렇게 내 마음과 처지에 따라 낙엽 지는 모습이 다르게 느껴졌다.

마음이 바빠질 때는 잠시 멈추고 주변을 살펴보라. 지금 눈앞에 있는 나무가 바빠 보이는가? 눈앞에 있는 바위가 바빠 보이는가?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바빠 보이는가? 눈앞에 있는 자연이 바빠 보이는가?

이 세상은 스스로 ‘바쁘다’고 소리치지 않는다. 내 마음이 바쁘기에 세상이 바빠 보이는 것이다. 원하는 것을 빨리 성취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마음이 바쁜 것이다. 빨리 안정을 찾고 싶은 욕심 때문에 마음이 바쁜 것이다. 욕심을 내려놓고 마음이 쉬면 세상도 쉬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60년을 살면서 마음이 바빠서 상황이 좋아진 적이 없었다. 내 마음만 조급하고 바빴던 것이다.

편안하게 쉬고 싶다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냥 쉬면 된다. 정말로 쉬고 싶다면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 쉬면 된다. 쉬고 싶다면 마음을 현재에 집중하면 된다. 여러 가지 할 일을 생각하며 바쁜 마음은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허상일 뿐이다. 현재에 마음을 집중하면,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는 오직 지금뿐이다. 과거와 미래에 집착하지 않으면 현재에 고요하게 머무를 수 있다.

‘부처님 눈에는 부처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는 말이 있다. 바라보는 마음 상태에 따라 세상이 달리 보인다는 의미다. 남 탓, 환경 탓, 세상 탓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 세상에 대해 느끼는 기쁘고 괴로운 감정의 원인은 모두 마음속에 있다. 마음이 괴로우면 세상도 괴롭고, 마음이 기쁘면 세상도 기쁘다. 마음이 바쁘면 세상도 바쁘고, 마음이 한가하면 세상도 한가하다. 남을 탓하지 마라. 환경을 탓하지 마라. 세상을 탓하지 마라. 모든 것은 자기 마음에 달려있다.

당신의 마음은 지금 바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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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년 연구소장

메타글로벌리서치
브런치 작가

 메타 글로벌 리서치 

 김용년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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